지금의 나라면 산후도우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즉시 업체에 전화해서 바꿀 것이다.
나는 초보 엄마였고, 출산 전 아이 키우는 것에 대해서 미리 공부를 하지 않았었다. 지금은 그 부분이 후회된다.
현재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혹시 다른 사람의 경험담이 궁금한 사람을 위해 글을 남겨볼까 한다.
늦은 나이의 출산이었다. 출산 전부터 산후조리가 중요하다고 외쳤던 나를 위해 남편이 수소문해서 알아낸 업체였고, 그중에서 VIP 등급이신 분을 부탁했다.
조리원에서 퇴소하는 날! 처음으로 만난 산후 도우미. 자기는 VIP라며 본인에 대한 자랑을 길게 늘어놓으신다.
지금 생각하면 말 많은 사람은 경계해야 하는데 그때는 그 말에 더 신뢰감을 가졌다니 내가 왜 그랬을까?
집에 도착한 첫날, 맛있는 것 해준다면서 나와 아이를 집에 두고 남편과 둘이 나가서 장을 보았다. (맛있는 것보다 난 쉬고 싶다...) 한참 뒤 돌아와서는 그제야 식사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 시간 동안 또 나는 아이를 봐야 했다.
한 달치 식량을 사 온 산후도우미. 먹지도 않는 샌드위치 속을 두통이나 만들어 주셨다. (물어나 보고 만들지.....)
한 번씩 요리하고 재료들이 수두룩하게 냉장고 안에 채워져 있는데, 재료가 없어서 또 장을 봐야 한단다.
그래! 아이만 잘 케어해주면 되지~
(사실 산후 도우미면 날 더 신경 써야 했는데, 그때의 난 아이만 잘 봐주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도 아니었다.
밤에 편하게 자야 회복이 된다고 산후도우미가 데리고 잤는데, 자다가 중간에 깨서 울면 서로 다른 방에서 자는데도
엄마는 눈이 번쩍 떠진다. 아이 상태를 살피러 가면 , 산후도우미는 분유를 타서 먹이거나 어떨 때는 아이가 엄마가 필요한 것 같으니 모유 먹이라고 했다. 난 잘 모르니 시키는 대로 했다. VIP라니까...
졸려도 참고, 내 아이를 보러 간 그 방에서 VIP는 듣고 싶지 않은 부정적인 개인사를 줄줄 읊는다.
아! 내 귀...... 씻어 내고 싶다...
산후도우미가 밤에 고생하는 것 같으니 분유를 탈 때 내가 가서 타 오곤 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아이 분유 먹일때
" 100 밀리만 타 와봐." 라고 말하는 산후 도우미
'이건 무슨 상황이지?'
말도 자연스럽고 놓고, 분유를 내가 타다가 바치는 상황이 되었다.
왜 그랬니??? 라고 한다면 그때의 나는 내 아이를 돌보는 사람에게 밉보이고 싶지 않았다.
일단, 반말하는 사람은 거르자.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산후도우미 왈
"아이를 제압할 때는 , 이렇게 안으면 돼."
'제압이라고?'
아이는 안을 때도 조심스럽게 하고, 토닥일 때도 세게 하면 때리는 것처럼 느낀다고 했다. 그런데 이 사람은 배구선수 출신인가? 옆에서 들어도 퍽퍽 소리가 들렸다. '저렇게 해도 되나???' 소심한 나는 말도 못 하고 걱정만 했는데, 보다 못한 남편이 너스레를 떨면서 말했다. "힘 좋으시네~~~ 퍽퍽 소리가 나네요... 좀 살살해주세요..."
아이는 잠이 많은 편이 아니었다. 아침에 아이도 피곤했는지 잠들어 있는데, 청소기를 윙윙 옆에서 돌려대며
"밤에 안 자더니 지금 자네. 이러니까 밤에 안 자지. 이래도 잘 거야 어? 이래도?"
일부러 아이 주변에서 청소기를 왔다 갔다 하는 것이었다. 얼마나 피곤했으면 저럴까 싶었지만 말도 못 하고 속만 상했다.
(지금의 나라면? 지금 뭐하는 짓이냐며 업체에 당장 전화했을 것이다.)
조리원에서 배우길
"아이는 깨끗하니까
샴푸 한 방울 푼 물이면 온몸을 다 씻길 수 있다" 고 했다. 그러나 VIP 도우미는 아이 목욕을 시킬 때 목욕 샴푸를 많이 짜서 물 위로 노출된 몸 부위를 다 발랐다.
(한 겹 입히는 줄...)
흐르는 물에 씻기는 것도 아니고 아기욕조에 물 받아서 씻기는데, 과연 저게 잘 씻겨 나갈까??? 걱정스러웠지만 VIP라니까... 나는 초보 엄마고...
목욕 샴푸를 엄청나게 발랐던 그 부위는 빨갛게 피부 발적이 일어났다.
지금 생각해도 엄청 속상하다. 그 시기 아이가 잠을 잘 못 잔 것도 가려우니까 말은 못 하고 칭얼댄 거지... 가슴이 아프다.... 나중에 산후조리 기간 끝나고 물로만 씻기니 없어지더라. 그 후 샴푸 트라우마가 생겨서 꽤 오랜 기간 아이를 물로만 씻겼었다.
신생아 시기의 아이는 원할 때마다 수유하라 했는데, 시간에 맞추어 먹어야 한다며 아이가 수유 텀을 못 지키네....
이런 말을 하기나 하고....
본인은 위생관념이 뛰어나서 꼭 비닐장갑을 낀다고 하시며, 이미 소독기에서 소독된 젖꼭지 등을 비닐장갑 끼고 조몰락거리면서 조립하셨다. 소독에 대한 개념은 없으셨다. (비닐장갑은 소독이 안된 건데.....)
선물 받은 스와들업 (속싸개)은 본인이 모르니 쓰지 못했다. (결국 당근행)
그래도 매일매일 청소는 잘하셨다.
마지막에는 얼마나 후기를 써달라고 하시는지...
(내가 진실된 후기를 쓰면 본인에게 도움 안될 텐데....)
산후도우미!
마음에 쏙 드는 사람을 만나기는 어렵다
마음에 들지 않았어도 선뜻 바꾸지 못한 이유는 갑자기 공백이 생기면 나 혼자서는 아이를 볼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랬을까 싶다. 닥치면 다 할 수 있다. (우리에겐 인터넷이 있으니까~)
1. 내 아이를 위해서 그리고 내 정신건강을 위해서 마음에 안 든다면 업체에 연락해서 바꾸길 바란다.
2.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아니 시간을 내서라도 아이 돌보는 법은 미리 알아둔다면 출산 후 좀 더 편안하게 아이를 케어할 수 있을 것이다. 태교 한다고 손뜨개질만 열심히 한 나.... 그 시간에 아이 돌보는 법을 좀 찾아볼걸 하는 후회가 든다.
3. 사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입주도우미 대신 낮시간에 와 주시는 분을 추천하고 싶다. 산후도우미도 사람이므로, 힘들다... 밤에 잠이라도 잘 자야 낮시간에 나와 아이를 케어해 줄 수 있다.
그리고 덧붙이자면, 이건 산후도우미의 내용은 아니고 육아에 관한 생각이다.
육아서나 영상을 보면 상반된 내용들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내가 중요시하는 것은 정서적인 면인데, 자주 안아주면 습관 된다, 울 때마다 바로 달려가면 안 된다. 버릇 나빠진다... 등의 내용이 있는데, 그런 내용의 책들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그런 생각할 시간에 한 번이라도 아이를 더 안아주고 사랑을 표시해 주면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
(뭐 육아관은 사람마다 다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부디 좋은 산후도우미 만나서 몸조리 잘하시길 바랍니다~
엄마는 위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