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상이야기 / / 2021. 12. 12. 11:16

기저귀 떼기 (믿어주니 잘하더라!)

반응형

첫 번째 숙제였던 공갈젖꼭지 (쪽쪽이)를 떼고 다음 단계는 기저귀 떼기다!

 

18개월이 지나면 비로소 배변 가리기를 할 준비가 된다고 한다.

보통 18개월~36개월 사이에 배변훈련을 하여 기저귀를 떼게 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이는 32개월이 되면서 배변훈련을 시작하여 일주일 정도 되니 기저귀를 뗄 수 있게 되었다.


-

아이와 부모의 첫 갈등이 바로 배변훈련하면서 발생한다고 한다.

 

나의 육아관은 억지로 하지 않는 것이다

거부감 없이 조금씩 천천히

아이에게는  트라우마 없이 물 흐르듯이!

 

18개월이 넘어서부터는 시기를 재며, 언제, 어떻게 할까를 항상 생각했었다.

 

가끔 놀이터나 키즈카페에서 만나는 아이 어머니와 대화를 하게 될 때, 기저귀를 뗐는지 여부를 묻는 분들이 많았다.

기저귀 떼기란 나 뿐만 아니라 대부분 부모들에게 잘 해내야 할 숙제(?) 같은 건가 보다.

 

초보 엄마인 나는 언제, 어떻게 기저귀를 떼는지 무척 궁금하여 많은 검색을 했었다.

 

기저귀 입으면 갈아주기만 하면 되는데, 팬티 입었는데 외출했을 때 응가나 쉬라도 싸면 어떻게 하지??

혹시 아이가 스트레스받으면 어쩌지?? 이러한 약간의 두려움이 있어서 쉽게 행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유아 변기는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

" 여기에 한 번 해볼까?" 하면서 권유하면 가끔씩 소변이나 대변을 유아변기에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기저귀를 더 좋아해서 강요하지는 않았었다.

 

그러다가 배변 훈련을 적극적으로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바로 발도르프 유치원 입학이었다.

들어가기까지 대략 2주 정도의 시간이 있었다.

물론 그 시기 애들 기저귀 다하고 다니니 걱정 마시라 원장님이 말씀하셨지만

아이들이 그리 많은데, 내 아이가 쉬 하고 , 응가했는지 바로 알고 갈아주기는 어려울 거라 생각했다.

 

그래! 해보자 

아이가 32개월 되는 시점에서 적극적으로 배변 훈련을 시작하게 되었다.

 

적극적 배변 훈련을 하기 전에 일단 많은 글들을 찾아 읽었다.

그중 인상적인 것은 아이를 믿어주라는 것이었다.

 

첫날

아침에 아이가 일어나자 팬티를 입어보자고 했다.

( 아이가 좋아하는 자동차가 그려진 팬티)

 

두툼한 기저귀를 차다가 얇은 팬티를 입으니 이상한 모양이다.

자꾸만 팬티를 만지작 거리고 기저귀 입겠다고 한다.

 

"이야~~ 우리 ㅇㅇ이 , 엄마 아빠처럼 팬티 입었네!

자동차 팬티 , 멋진데??"

이렇게 멋지다고 칭찬해주며, 일단 팬티를 입은 채로 하루 시작!

 

일정 시간이 되면 쉬를 시키는 것이 좋다고 하여 시도!

안 마렵다고..... 거부

 

그러다 팬티에 쉬!

이때, 아무렇지 않은 듯

"괜찮아~ 다음에는 쉬 마려우면 엄마한테 미리 말해줄래?"

닦아 주고 다시 팬티를 갈아입혀 주었다.

 

밤에는 기저귀를 입혔다.

(주문해 둔 방수 패드가 아직 도착하지 않아서..)

이런 식으로 3일 정도 하다가 방수 패드가 도착하자 밤에도 기저귀 대신 팬티를 입혔다.

밤 기저귀만 하다가 떼는 것이 더 어렵다는 얘기를 들어서 쉬하면 이불 빨지~하는 생각으로 밤에도 팬티!

 

"엄마 밤에는 기저귀 입고 싶어요."

"기저귀가 입고 싶어? 응~알았어. 그럼 오늘은 입고 자자."

팬티를 꼭 입어야 한다고 강제하지 않았다.

아이 입장에서 오랫동안 같이 해온 기저귀이므로 기저귀를 입었을 때가 더 안정감을 주는 모양이었다.

 

다음 날은 다시 팬티를 입혔다.

가끔 기저귀를 하고 싶다고 하여 원할 때 잠깐 입혀주었다.

배변 훈련 후 일주일 정도 지나니까 기저귀는 하지 않고 팬티만 입게 되었다.

 

그 후, 쉬 마려우면 유아 변기로 달려가서 팬티 벗고 쉬를 했다. 

이 시기는 쉽게 벗게 하려고 낮에는 팬티만 입혔다.

(변기에 쉬를 할 때마다 폭풍 칭찬!!!) 

하지만 대변은 유아변기에 항상 하진 않았다.

 

"엄마 기저귀에 똥 싸고 싶어요."

"오줌 눌 때처럼 변기에 해볼래?"

"기저귀에 하고 싶어요."

"그래 그럼~."

팬티를 벗기고 기저귀에 대변을 다 보고 나면, 다시 팬티를 입혀주었다.

(대변볼 때만 기저귀 잠시 입혀주기)

 

"ㅇㅇ아, 응가도 변기에 해보는 게 어때?"

"변기는 불편해요."

사용하던 유아변기는 부모 입장에서 청소가 쉬운 편이었는데, 의자가 딱딱하고 좁았다.

쉬는 금방 하고 일어나니 괜찮았지만 변기는 좀 더 오래 앉고, 힘도 줘야 하니 불편했나 보다.

 

당시 사은품으로 받았던 유아 변기가 있었는데, 그건 좀 더 폭신했고 넓었다.

하지만 뒤처리는 좀 더 불편했다.

(폭신 거리는 커버 빼내고, 그 밑에 커버를 분리해서 처리해야 했음)

그래! 아이 응가가 중요하지. 내가 한번 더 수고로우면 되는 것을!

 

혹시 몰라 그걸 꺼내 주었더니 그 변기에서 응가 성공!!!

 

"이야!!!! ㅇㅇ이, 변기에 응가했네? 바나나처럼 길고, 황금색 응가다! 사진 찍어서 아빠한테 보내주자!!"

 

호들갑 떨면서 찰칵찰칵 응가 사진 찍어 아빠에게 보낸 후, 바로 아빠에게 전화를 걸어서

"ㅇㅇ이가 변기에 멋진 응가 했어요! 축하해 주세요!!! "

일하던 도중 갑작스러운 응가 사진을 받고, 멋지다며 축하해 준 남편!! 최고!!

 

아이는 뭔가 해낸 것 같은 기분에 우쭐한 모습이었다.

 

"이제 ㅇㅇ이 엄마 아빠처럼 응가도 변기에다 하는구나~ 우리 ㅇㅇ이 다 컸네~."

 

그 후로 기저귀에 응가를 하지 않았다!

유아 변기에 응가를 하곤 요즘도 가끔 응가 사진 찍어 달라고 할 때가 있다 ㅎ

 

아이가 변기에서 볼일 보는 걸 싫어한다면 이유를 물어보자
변기를 바꾸면 성공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가장 두려웠던 외출!!!

쉬하면 치우지 뭐~라는 생각으로 팬티, 티슈, 여벌 옷, 양말을 세트로 가지고 다녔다. 그리고 시간을 봐서 한 번씩 쉬 하자고 권유했다.


이렇게 기저귀를 뗐고, 잘 때는 아직까지는 이불에 쉬를 한 적은 없다

 

외출 전에는 

"외출하기 전에는 쉬해야 하지?"

밖에 나가서는 차에 타기 전에

" 화장실 가서 쉬하고 가자." 

이렇게 아이가 먼저 말을 한다. 정말 대견하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아이의 조그만 성장에도 감탄한다 ^^)

 

하지만 아이이므로 가끔  실수할 때가 있다.

 

본인의 감정조절이 잘 안 될 때나 (특히 먹을 거 달라고 떼쓰다가), 놀고 싶어서 참고 쉬하러 변기에 안 가서 몇 번?

(이때는 잘 보면 아이가 쉬 마려워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잘 관찰했다가 , 쉬 마려우면 한 번 하고 오라고 말해 준다.)

 

어쩌다 아이가 의도치 않게 쉬를 싸게 되면

"괜찮아~." 

하고 아이가 먼저 말한다. ㅎㅎ

"그래~ 괜찮아. 다음에는 쉬 마려우면 참지 말고 변기에다 하자~."

 

아이를 키우는 것은 놀라움의 연속이다!

아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해낼 수 있는 힘이 크다

 

공갈젖꼭지 (쪽쪽이) 떼는 것이나 기저귀 떼는 것이나 아이는 충분히 잘한다

아이가 준비가 안된 것이 아니라 내가 마음의 준비가 안되어 있었던 것 같다.

아이를 믿어주자!!!

 

반응형
  • 네이버 블로그 공유
  • 네이버 밴드 공유
  • 페이스북 공유
  • 카카오스토리 공유